이야기
거북이와 경주에서 지고만 토끼.
경주에서 진 토끼는 웃음거리가 됩니다.
경주에 진 토끼는 진 이유를 수없이
말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꿈이길 바라며
침대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토끼는 상상을 합니다.
영화에서처럼 괴물이 나타나
도시를 삼켜서 온 도시가 통째로 사라지길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은 그대로인데
어제와 달라진 게 너무 많습니다.
온 도시가 슈퍼 거북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난 아무렇지도 않아'
마음을 다독이지만 사실은 괜찮지가 않았습니다.
무슨 소리가 들려도 그것은 경주에 진 자신을
흉보는 소리같고 듣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 또렷하게 들려왔습니다.
온 세상이 입을 모아 소리치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바보 멍청이 쓸모없는 패배자"라고 말입니다.
이제 토끼는 절대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몸이 달리는 법을 잊어버리도록 훈련을 거듭합니다.
토끼는 이제 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어떤 일이 있어도 말입니다.
하지만 토끼의 머릿속은 온통 달리기 생각뿐이었습니다.
숨이 턱에 닿도록 달리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눈도 침침하고 코도 바짝 마르고
털도 부쩍 빠진 것 같았습니다.
토끼는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땅만 보고 걷다가
달리기 대회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절대로 달리지 않겠다던 토끼는 선두주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순간 다짐은 무너지고
숨이 턱에 닿도록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또끼의 눈에 파란 하늘이 가득 담기고
싱그런 풀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심장이 세차게 뛰고 있었습니다.
토끼는 다시 환환 표정을 짓게 되었습니다.
역시 토끼는 달려야 하나 봅니다.
질문하고 답하기
1. 토끼와 내가 비슷한 면은 어떤 점이 있는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수능을 망친 후 좌절이 되던 때가 생각납니다.
시골학교이지만 그래도 공부를 좀 열심히 했고 인정받던 나인데 수능을
망치고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심정이 토끼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시절의 나는 진짜 나로 살지 못하고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이 더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토끼도 인정과 칭찬이 더 우선이었기에 승패에 그대로 승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2. 토끼에게 겸손이라는 미덕이 있었더라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지 궁금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달리기라면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하고 그
기쁨을 타인과 나누었더라면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내가 유난히 남들보다 잘 하는 그 어떤 것이,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조금만 생각했더라면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3. 사람들은 토끼에게 직접 말하지 않지만 토끼는 자기 안에서 스스로를 비난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흉본다고 느낍니다. 우리도 우리가 뭔가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이런 내면의 비난의 소리를 키우게 됩니다.
뭐라고 말하는지 표현해 볼까요?
-저의 경우, 네가 그렇지. 그러고도 네가 엄마야? 꺼져버려.
이런 마음의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남들이 누가 좋아하겠어? 이런 말들을 저한테 했던 것 같습니다.
4. 지금도 그런 마음의 소리가 들리나요?
-현재는 이런 마음의 소리가 거의 줄었지만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습니다.
5. 현재는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괜찮아 잘했어.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다 백배 나아. 너니까 할 수 있는 거야.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지만 너의 그런 용기가 너무 멋지다. 시도해 줘서 고마워.
이런 말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소감
교만한 토끼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토끼의 모습 속에 저의 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늘 잘해 오다 처음 맛본 실패로 좌절을 겪으며 자신에게 비난을 합니다. 그 실수를 다시 맛보고
싶지 않아서 다시는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 꼭 저 같습니다.
저도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하면 '괜찮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보다 그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피해 버리고 맙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해야 한다면 실수가 두려워 완벽하게 해 내려는
마음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토끼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달리기를 하고 싶지만 표면상으로는 외면하고 끊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를 할 때 비로소 행복해하고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 그것을 할 때 행복합니다.
성과가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포기하지 말고 해 나가겠습니다.
슈퍼거북과 슈퍼토끼를 통해 남들이 원하는 내 모습, 인정받기 위한 나가 아닌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고 내가 잘하는 것들을 하면서 나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동화책을 써 주신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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